밤베르크는 바이에른 주 북부, 레겐츠강(Regnitz)과 마인강(Main River)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이 도시는 중세 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이 도시에서 보내는 하루는, 마치 동화 속을 여행하는 기분을 선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독일여행 로맨틱 가도 1밤베르크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독일에는 아름다운 도시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밤베르크(Bamberg)는 특별한 매력을 가진 도시입니다.
밤베르크 천년의 숨결을 간직한 구시가지
밤베르크의 구시가지(Altstadt)는 유럽에서도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중세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11세기부터 시작된 도시의 역사는 구시가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특히나 눈에 띄는 것은 구 시청사입니다.
이 건물은 무려 다리 위에 세워져 있는데, 당시 교회와 귀족 사이의 권력 다툼 속에서 타협의 산물로 지어진 건축물입니다.
강 위에 우뚝 선 시청사의 아름다운 벽화와 기이한 구조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구시가의 중심부를 걷다 보면, 붉은 지붕과 목조 건물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거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좁은 골목길 사이로 카페, 수공예 상점, 그리고 수백 년 된 양조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공간이 펼쳐집니다.
특히 밤베르크 대성당은 빼놓을 수 없는 명소입니다.
1004년에 세워져 여러 차례 개축을 거친 이 성당은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축미를 자랑합니다.
내부에는 신성로마제국 황제 하인리히 2세와 그의 아내 쿤쿤다의 무덤이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밤베르크 기수 조각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말을 탄 신비한 기사의 모습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해석과 전설을 낳고 있죠.
맥주의 도시, 밤베르크의 진짜 맛
밤베르크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맥주입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맥주가 유명한 나라지만, 밤베르크는 그중에서도 독특한 맥주 문화를 가진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에는 무려 60개 이상의 양조장이 있으며, 도시 인근 지역까지 포함하면 300개가 넘는 양조장이 존재합니다.
맥주 애호가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죠.
가장 유명한 것은 라우흐비어, 즉 훈제 맥주입니다. 훈제된 맥아를 사용하여 만든 이 맥주는 독특한 훈연 향과 깊은 맛이 특징입니다.
처음 마시는 사람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한 모금씩 마실수록 빠져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오흐비어의 대표 주자인 셰렌켈라 양조장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장소입니다. 1405년에 설립된 이 전통 양조장은 여전히 옛 방식을 고수하며 맥주를 생산하고 있으며, 역사 깊은 건물 안에서 직접 라우흐비어를 즐길 수 있습니다.
널찍한 맥주 홀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어울려 마시는 맥주는 그 자체로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됩니다.
맥주와 함께 즐기는 전통 바이에른 요리도 일품입니다.
슈바인학세(돼지 족발 요리), 브라트부어스트(구운 소시지), 그리고 프레첼과 감자 샐러드 등은 맥주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여행자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강과 꽃, 여유의 시간
밤베르크를 흐르는 레겐츠 강과 작은 운하들은 이 도시에 특별한 낭만을 더해줍니다. 특히 "작은 베네치아"로 불리는 지역은 밤베르크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중세 시대 어부들이 살았던 목조 주택들이 운하를 따라 줄지어 서 있으며, 지금은 관광객을 위한 보트 투어나 작은 카페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강을 따라 유유히 떠다니는 보트를 타면, 도시의 또 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강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현지인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젊은 연인들이 잔디밭에 앉아 여유를 즐기며, 관광객들은 카메라 셔터를 바쁘게 누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봄과 여름, 강가의 꽃들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도심 전체가 꽃과 초록으로 물들어, 마치 화폭 속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밤베르크는 또한 문화 예술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크고 작은 미술관과 음악회, 그리고 전통 축제들이 1년 내내 이어집니다.
7월에 열리는 밤베르크 재즈 페스티벌은 유럽 전역에서 음악 애호가들이 모이는 행사로, 구시가 곳곳이 무대가 되어 도시 전체가 음악으로 물들죠.
밤베르크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한 시대의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살아 있는 역사 박물관 같은 도시입니다. 대도시의 번잡함과는 거리가 먼,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 이틀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 독일 여행을 준비한다면, 밤베르크는 단연코 추천하고 싶은 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그냥 스쳐 지나가기엔 너무 아깝고, 머무를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