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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여행 대성당을 볼 수 있는 쾰른

by detomandjerry 2025. 5. 23.

독일 서부의 대도시 쾰른(Köln)은 단지 '대성당의 도시'만은 아닙니다. 물론, 쾰른 대성당은 도시의 상징이며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도시에는 천년의 역사를 따라 흐르는 문화, 라인강을 따라 펼쳐진 낭만, 그리고 유쾌하고 개방적인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독일여행하면서 대성당을 볼 수 있는 쾰른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쾰른 대성당, 하늘을 찌르는 신의 집

쾰른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쾰른 대성당은 실제로 처음 마주하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인 위엄을 자랑합니다.

 

독일여행 대성당을 볼 수 있는 쾰른
독일여행 대성당을 볼 수 있는 쾰른

고딕 양식의 걸작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그 높이만 해도 약 157미터에 달합니다. 대성당을 처음 본 순간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기차역을 빠져나오자마자 눈앞에 거대한 첨탑이 펼쳐졌고, 하늘과 맞닿은 듯한 그 자태에 숨이 멎는 기분이었습니다.

 

성당 내부는 그 외관만큼이나 웅장하고 장엄합니다. 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신비롭기까지 했고, 특히 중앙 제단 뒤에 위치한 동방박사의 유골이 담긴 황금 성유물함은 그 장식과 역사성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이 성유물함은 유럽 최대의 중세 보물 중 하나로,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대성당의 남쪽 탑은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있어 약 500개의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쾰른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비록 숨이 찰 정도로 힘들었지만, 탑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라인강과 시내 전경은 정말 보람찬 경험이었습니다.

 

라인강변 산책과 구시가지의 감성

쾰른은 라인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로, 강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여유로운 여행이 됩니다. 특히 호헨촐레른 다리를 건너며 보는 도시 전경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다리는 연인들의 ‘자물쇠 다리’로도 유명한데, 철제 울타리에 수천 개의 사랑의 자물쇠가 걸려 있어 그 자체로도 하나의 볼거리입니다.

 

다리를 건너면 반대편 언덕에 자리한 쾰른 삼각탑 전망대에 오를 수 있는데, 여기서 보는 쾰른 대성당의 모습은 또 다른 감동을 줍니다.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바라보는 대성당과 라인강의 조화는, 마치 엽서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답습니다.

 

라인강변에는 구시가지가 펼쳐져 있어, 낮에는 산책을 즐기고 저녁에는 전통 독일식 펍이나 식당에서 현지 맥주와 음식을 맛보기에 좋습니다. 쾰른은 특히 쾰쉬라는 지역 맥주로 유명한데, 가벼우면서도 청량한 맛이 매력적입니다. 현지 식당에서는 종업원이 계속 쾰쉬를 리필해주고, 마시기 싫으면 컵 위에 컵받침을 덮어야 하는 독특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컵받침을 덮지 않아서 계속 맥주를 마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그 날 저녁 비용이 상당히 많이 나왔구요^^

 

쾰른의 숨은 보석, 박물관과 거리 예술

쾰른에는 대성당 외에도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 거리 예술이 공존하고 있어 문화적으로도 매우 풍부한 도시입니다. 그 중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곳은 루트비히 미술관입니다.

 

이곳은 피카소,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현대 미술의 거장들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미술관입니다. 특히 팝 아트와 추상 표현주의 컬렉션은 세계적인 수준이라 미술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한 쾰른에는 로마-게르만 박물관도 있습니다. 이 박물관은 로마 제국 시절 쾰른의 역사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어, 도시의 기원이 얼마나 오래됐는지를 실감하게 해줍니다. 로마 시대 모자이크와 도자기, 유리 제품들은 생각보다 정교하고 섬세해서 인상 깊었습니다.

거리로 나가면 쾰른의 유쾌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그래피티 아트와 스트리트 퍼포먼스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도시 곳곳에는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창작한 벽화와 설치 미술이 있으며, 주말이나 축제 시즌에는 거리 공연도 활발하게 열립니다. 특히 쾰른은 LGBTQ+ 커뮤니티에도 매우 우호적인 도시로, 다양성과 포용의 메시지가 도시 전반에 녹아 있습니다.

 

고딕의 엄숙함과 라인의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도시 쾰른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사는 사람들의 삶’이 느껴지는 도시입니다.

 

고딕의 웅장함, 라인강의 여유로움, 그리고 거리 곳곳에서 만나는 문화적 다양성은 도시를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대성당 하나만 보고 떠나기엔 너무 아쉬운 도시, 하루보다는 최소 이틀 이상 머무르며 천천히 걸어보고, 맥주 한 잔 기울이며 도심을 음미하길 추천합니다.

 

쾰른은 화려하진 않지만, 진중하고 따뜻한 매력을 가진 도시입니다. 쾰른을 방문하신 후 라인강 너머로 바라본 그 고딕 첨탑이, 아마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