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민을 생각하시거나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분들이라면 당연히 한번쯤은 인종차별에 대한 생각을 해보셨을 것 같아요.
독일은 다문화 사회를 지향하고 있고,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실제로 많은 도시에서는 이민자 가정의 아이들이 학급의 절반 이상이 되기도 하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독일 학교에서도 인종차별이나 문화적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고, 이민자 가정의 아이들이 때로는 소외되거나 차별을 경험하기도 해요. 오늘은 독일에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있는 부모님들을 위해서 독일 학교에서 인종차별이 어떤 식으로 존재하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응 방법등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해요.
독일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숨겨진 차별'의 모습들
겉으로 보기에 독일은 평등과 다양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예요.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종종 눈에 띄지 않는 차별이 일어나요. 그것은 때때로 악의 없는 말이나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더 민감하고 복잡할 수 있어요.
✏️ 이런 상황이 차별일 수 있어요
“넌 한국 사람인데 수학 잘하지?”
→ 칭찬처럼 보이지만, 고정관념이 깔려 있는 말이에요.
“김치 냄새 나.” "마늘 냄새 나"
→ 급식시간이나 소풍 때 도시락을 보고 친구들이 하는 말.
독일어가 조금 부족한 아이라서 수업 중 무시당하거나 질문을 못하게 하는 상황.
교사가 이민자 학생들에게 낮은 기대치를 가지는 경우, 예를 들어 같은 성적이어도 “너는 Realschule 정도가 좋겠다”고 권하는 경우
📌 문제는 ‘일상화’된 편견
이런 차별은 아주 심각하게 들리지 않을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자존감에 큰 상처를 줄 수 있어요.
특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시기에는 정체성 형성과 사회적 소속감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반복되는 미묘한 차별은 아이의 학교 적응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실제 경험 사례 – 이민자 가정에서 겪은 이야기
여기 실제 한국인 부모님이 겪은 이야기를 하나 소개할게요.
📍 사례: 프랑크푸르트에 사는 서우(가명)의 이야기
윤수는 9살 때 독일에 이민 와서 지역 공립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독일어는 중간 수준이었고, 수업도 열심히 따라갔지만 친구들과 깊이 친해지기는 어려웠어요.
어느 날 윤수가 도시락으로 김밥을 가져갔는데, 옆자리 친구가 “냄새 이상해! 이건 뭐야?”라고 말했어요. 또 다른 날엔 체육 시간에 팀을 짤 때 윤수는 자꾸 제외됐고, “넌 왜 항상 조용해?”라는 말을 들으며 무시당하는 분위기가 생겼어요.
윤수는 처음에는 말하지 않았지만, 점점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머리가 아프다며 아침마다 아픈 척을 하기 시작했어요.
🧑👩👧 부모님의 대응
윤수의 엄마는 아이가 변해가는 걸 눈치채고, 직접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요청했어요.
선생님과의 면담에서 아이가 겪은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독일어로 된 학교 내 차별 금지 정책(AGG 관련)을 찾아 함께 논의했어요. 또한 지역의 다문화 부모 모임을 통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며, 학교에서 다문화 워크숍을 요청하기도 했어요.
결과적으로 담임 교사는 학급 내에서 문화 다양성에 대한 수업을 새로 도입했고, 윤수도 점점 학교에서 자리를 잡아갔답니다. 또한 부모님은 독일 친구나 외국인 친구가 불편해 할 수 있는 한식은 조심해서 도시락으로 준비하고 독일 문화에도 점점 적응하고 알아가면서 더 나아지기도 했어요.
부모가 할 수 있는 대응 방법 – 아이를 지키는 작은 실천들
이런 상황에 대비해 부모로서 미리 알고 있어야 할 정보와 대처 방법들이 있어요. 당황하거나 감정적으로만 대응하지 않고, 체계적이고 차분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해요.
1️⃣ 아이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기
아이들이 차별을 겪는다고 바로 말해주지 않아요. 그래서 평소에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자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해요.
친구 관계는 어떤지
수업 중 불편했던 일이 있었는지
“오늘 하루 중 기분 나빴던 순간은?” 같은 질문으로 유도해도 좋아요.
2️⃣ 학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담임 선생님과의 면담은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아요.
구체적인 사례와 날짜를 정리해서 이야기하면 설득력이 커져요.
독일 교육법상 학교는 차별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어요 (Allgemeines Gleichbehandlungsgesetz, AGG).
학교 상담 교사(Schulsozialarbeiter), 학부모 위원회(Elternbeirat)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낼 수도 있어요.
3️⃣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기
독일에는 인종차별 상담 및 지원 기관이 꽤 많아요.
예를 들어:
ADNB (Antidiskriminierungsnetzwerk Berlin): 차별 사례 상담 가능
Pro Asyl, MIGRA e.V. 등 이민자 지원 기관도 도움을 줘요.
상담은 독일어뿐 아니라 영어, 터키어, 러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가능하고, 이민자 부모를 위한 워크숍도 자주 열려요.
인종 차별은 학교뿐만 아니라 길거리를 다니다가도 당할 수 있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독일은 다문화 사회를 지향하지만, 차별이 완전히 사라진 나라는 아니에요.
하지만 중요한 건, 부모가 침묵하지 않고 아이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적절한 대응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에요.
아이에게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는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됩니다.
이 글을 보시고 혹시라도 우리 자녀도 이런 인종 차별을 겪지는 않을까 걱정부터 앞서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걱정이 되신다면 아이들과 이야기를 먼저 나누어 보시고 문제가 없다면 잘 적응해서 지내고 있는 것이니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는 모두, 더 나은 교육 환경에서 지내보아요 💪